LG CNS가 인재를 '키운다'고 말할 때, 우리는 무엇을 심고 있는가: 순자의 배움론

2026년 7월 21일, LG CNS의 AI 캠퍼스 선정 소식을 순자의 '성악설'과 '인위(人爲)' 개념으로 해석하여, 기술 교육 너머 진정한 인간 변화와 배움의 의미를 성찰하는 글.

LG CNS의 AI 캠퍼스, 산업 소식 너머로 보이는 한 장면

오늘(2026년 7월 21일), IT 업계의 주요 뉴스는 LG CNS가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K-디지털 트레이닝(KDT) AI 캠퍼스’ 교육기관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다. 오는 28일부터 실무형 AX(AI 전환) 인재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 과정이 시작되며, 교육비는 전액 지원된다.

언뜻 보면 대기업의 사회 공헌 혹은 기술 인력 수급 계획처럼 읽힌다. 하지만 이 짧은 뉴스는 내게 조금 다른 질문을 던져주었다. ‘인재를 키운다’라는 그 말 속에는 마치 표준화된 모종을 기르듯, 특정 스펙을 갖춘 인력을 찍어내는 산업의 풍경이 담겨 있다. AI 시대를 살아갈 청년들은 이곳에서 과연 어떤 존재로 규정되는 걸까.

정원사가 된 기업, 그리고 매뉴얼화된 배움

기업이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는 현상은 단순한 기술 전수를 넘어,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하나의 선언이다. ‘실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인재’라는 수식어는 그래서 매력적이면서도 냉철하다. 이 문장은 교육의 목적을 특정 업무 수행 능력의 신속한 습득으로 좁히고, 배움의 주체를 최적화된 부품처럼 규정한다.

이러한 흐름은 시대의 불안을 반영한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잠식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배움마저 생존의 도구로 축소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귀결일지 모른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나는 순자(荀子)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순자는 인간의 본성을 논하며, 통제되지 않은 욕망과 기질은 방치되면 반드시 혼란을 낳는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끊임없이 배우고 교정하는 ‘인위(人爲)’의 과정을 강조했다.

“본성은 악하고, 선한 것은 인위의 결과다”

人之性惡, 其善者僞也. — 「荀子·性惡」
인지성악, 기선자위야

사람의 본성은 악하며, 그 선함(善)은 인위적인 노력의 결과다.

순자의 이 유명한 명제는 오랫동안 오해받아 왔다. 그가 말한 ‘악(惡)’은 오늘날의 도덕적 악이라기보다, 본능에만 충실할 경우 생기는 사회적 혼란과 이기심을 지적한 것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뒷부분이다. ‘위(僞)’, 즉 사람의 힘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인위적 노력과 배움이야말로 우리를 조금 더 나은 존재로 만든다는 것이다.

오늘날 LG CNS의 AI 캠퍼스에서 이루어지려는 교육 또한 하나의 ‘위(僞)’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지식과 기술 스택을 몸에 새기는 행위다. 이것은 결코 나쁘지 않다. 순자가 강조했듯, 체계적인 배움은 개인이 혼자서 깨닫기 어려운 세계의 질서를 몸에 익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다만 순자라면 이렇게 묻지 않았을까. “그 배움이 단지 기술의 습득에 그치는가, 아니면 사람을 변화시키는가.”

쌓아둘 것인가, 변화시킬 것인가

순자는 배움을 단순한 지식의 축적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배움이란 “처음에는 책을 읽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예(禮)를 실천하는 것에서 끝난다”고 말했다. 여기서 예란 단순한 예절이 아니라, 공동체 속에서 자기를 완성해가는 모든 문화적·사회적 규범을 아우른다. 기술 교육이 아무리 많은 코드와 알고리즘을 주입해도, 그 기술을 ‘어떻게’ 사회와 조화시키고 ‘무엇을 위해’ 사용할지는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반쪽짜리 배움이다.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나눈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 학생이 “취업만 되면 그 뒤는 생각 안 해요”라고 농담처럼 말했는데, 그 순간 학생의 얼굴에는 불안함이 스쳐 지나갔다. 깊이 생각해서가 아니라, 생각할 여유 자체가 사라진 듯한 표정이었다. AI 캠퍼스가 제공할 ‘실무형 교육’은 바로 그 여유를 일부 되찾아줄 수도 있다. 기술을 익히는 불안을 덜어주면, 그제야 우리는 비로소 그 기술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 CNS의 시도는 분명 값지다. 그러나 그 가치를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우리 모두가 이 캠퍼스를 단순한 취업 사관학교가 아닌, 인간을 다시 정의하는 전환(AX)의 장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할 것이다.

배움은 가면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순자가 ‘위(僞)’에서 ‘거짓’이 아닌 ‘사람의 노력’을 본 것처럼, AI 전환 교육도 단순히 변화하는 산업에 맞춰 겉모습을 바꾸는 가면 놀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끊임없이 배우며 자기 자신을 새로 빚어내는 일,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회와 호흡하는 능력이 진정한 AX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좋은 정원사가 모종을 키울 때 흙 속 보이지 않는 뿌리의 깊이에 주목하듯이, 빠르게 성장하는 AI 시대일수록 쉽게 변하지 않는 그 뿌리 같은 물음들을 함께 가꾸길 바란다. 그것이 기술에 휩쓸리지 않고 기술을 부리는 주인이 되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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