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보고서 속 오래 사는 법, 하늘과 땅이 스스로 비워내듯

2026년 7월 1일, 기업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소식을 동양철학으로 읽는다. 노자의 ‘不自生’ 지혜를 통해 ESG 경영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오래 사는 법임을 통찰한다.

7월 1일, 약속처럼 쏟아진 기업의 ‘약속’

2026년 7월 1일, 고려아연이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강조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놓았다. 기아는 보고서 ‘MOVE’를,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탄소 감축과 공급망 성과를 담은 ESG 보고서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와 NHN도 각각 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를 한데 모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그러나 올해는 유난히 그 발간 소식들이 내게 다급한 약속처럼 읽혔다. 기업들이 더 이상 이윤만으로 존재를 증명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신호가 아닐까.

더 가지려는 자, 더 오래 가지 못한다

방만한 성장이 빚어낸 기후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 앞에서 인간은 비로소 깨닫기 시작했다. 자기 몸집만 불리는 일이 결국 자기 생존 기반을 무너뜨린다는 역설을 말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단순한 홍보 문서가 아니라, ‘함께 오래 살고자 하는 몸부림’으로 읽힌다. 이 몸부림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동양의 지혜는 오래전부터 이렇게 일러왔다. 하늘과 땅이 영원히 존재하는 이유는, 자신만을 위해 살지 않기 때문이라고. 기업이 ESG를 말하고 탄소를 감축하고 협력사와 상생하려는 모든 시도는 어쩌면 하늘과 땅의 이치를 배우는 과정일지 모른다.

“天地所以能長且久者”

「道德經」 7장에서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天長地久。天地所以能長且久者,以其不自生,故能長生。”
하늘과 땅이 오래가는 까닭은 스스로 살고자 하지 않기에 오히려 오래 산다는 것이다.

‘不自生’이 경영 원칙이 될 때

여기서 ‘不自生’이란 자기 한 몸 건사하는 데만 급급한 태도를 내려놓는 것을 뜻한다. 결코 게으름이나 자기희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억지로 이익을 끌어모으는 대신, 바람과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조화를 선택하는 태도다. 우리 곁의 작은 예를 보자. 우수한 기술력만 믿고 협력사를 쥐어짜던 기업은 공급망이 한 번 끊기면 순식간에 흔들리지만, 마진을 조금 덜어내고 상생을 택한 기업은 위기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과대 포장을 줄이거나, 내가 구매한 브랜드가 어떤 재료를 쓰는지 확인하는 작은 관심도 넓게 보면 ‘不自生’의 실천이다. 기업이 보고서에 담은 수치들은 바로 이런 삶의 방식을 ‘숫자’로 번역한 것이다.

함께 오래 살고 싶다면

오늘 쏟아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들은 단지 규제의 결과물이 아닐 것이다. 그 안에는 ‘나’ 하나 잘 먹고 잘 사는 길이 결국 ‘우리’가 함께 사는 길과 맞닿아 있다는 깨달음이 엿보인다. 당신의 내일을 위한 작은 선택은, 어쩌면 오늘 하늘과 땅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장구함을 배우는 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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