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광풍 속 ‘자리’ 고민, 논어에서 답을 찾다
1조의 꿈과 10분의 1의 현실, 그 희비 뒷면 2026년 6월 20일 오늘, 재계의 관심은 온통 기업공개(IPO)에 쏠려 있다. 얼핏 화려해 보이는 이 무대의 뒷면은 참으로 냉정하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 인수를 앞두며 과거 계약에 담긴 ‘IPO 실패 시 풋옵션’ 조항을 현실화했고, 한때 1조 원의 몸값을 꿈꾸던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는 기업가치가 10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당시 제시했던 ‘2024년 흑자 전환’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이 처참한 역성장으로 돌아서며 투자자들의 깊은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반대편에서는 스페이스X가 무려 860억 달러를 조달하며 사상 최대 IPO 기록을 갈아치우고 나스닥에 입성했다. 이처럼 IPO는 신화와 잔혹사가 한 치 간격으로 공존하는 각축장이다. 그런데 이 숫자들을 바라보며 문득 든 생각은, 우리는 왜 이렇게 ‘자리’를 얻는 일에 목을 매는가 하는 점이었다. 명분과 실질 사이, 시장이 길러낸 불안한 야망 동양 철학, 특히 유가(儒家)에서는 어떤 자리에 오르는 것보다 그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되는 과정을 더 중시했다. 오늘날의 IPO는 단순히 기업이 자금을 모으는 절차가 아니라, 사회적 인정과 서열을 획득하는 ‘현대판 과거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스페이스X의 성공 신화는 우리에게 강렬한 선망을 심어주지만, 원스토어처럼 투자 회수(엑시트)를 기대했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발이 묶여 절망하는 모습은 또 다른 민낯이다. 이는 상장 그 자체를 목표로 삼을 때 발생하는 불안이다. 공자가 말한 ‘본립도생(本立道生)’, 즉 기본이 서면 길이 저절로 생긴다는 가르침과 정반대인 셈이다. 많은 기업이 실적이라는 근본을 단단히 다지기 전에, 시장의 달콤한 평판과 단기적인 몸값에 취해 길을 나선다. IPO가 ‘두려움’과 ‘욕망’을 동시에 파는 시장이라면, 우리는 그곳에서 길을 잃지 않을 중심을 키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 “자리 없음을 걱정하지 말라” 이런 오늘의 풍경을 보며 가장 먼저 떠...